“러너스 하이(Runner`s High)” 혹은 “러닝 하이 (Running High)” 는 무엇일까?
운동을 하면 즐겁다. 그래서 홀딱 빠진다.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절부절 못하고 좀이 쑤셔서 어쩔줄 모른다.
이쯤되면 운동중독이다 . 이중에서동 단연 달리기가 으뜸이다. 아마추어 마라토너 중에는 다리를 절룩이면서도 끝내 뛰기를 고집하는 사람이 있다.
어느 마니아는 무릎 인대가 끊어졌는데도 어기적어기적 계속 달리다가 수술을 받은 예도 있다. 왜 이럴까?
“러너스 하이 ” 때문이다.
러너스 하이란 달리기를 할때 느끼는 짜릿한 쾌감이나 도취감을 말한다. 일종의 무아지경 내지는 활홀경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내가 내몸 밖으로빠져나간 기분 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미국 마스터스러너 중에는 “코카인을 마신것과 흡사하다” 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러너스 하이의 원인으로 “엔드로핀” 가설을 지지한다 사람은 운동을 하면서 모르핀과 비슷한 천연 진통 물질인 엔드로핀이 인체에 생성 보급되는데 이 엔드로핀이 뇌에 가득 차면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 이런 현상은 주로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일어난다.
엔드로핀은 마라톤처럼 오랜시간동안 격렬하게 달리거나, 기진맥진한 상태까지 계속 운동을 해야 생성되기 때문이다. 물론 장거리 사이클 선수들에게도 발생한다. 심지어 물리학도가 며칠씩 밤을 세우며 무아지경으로 공부하다가 마침내 난제를 풀었을때도 일어난다. 해외스포츠중계를 보다 보면 열정적인 선수들의 표정에서도 조금은 느낄 수 있다.
러너스 하이는 편안하고 즐겁게 달려야 온다. 마라톤대회에 나가 다른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때는 거의 러너스 하이가 나타나지 않은다. 헬스크럽에서 트레드밀을 달리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오직 야외에서 즐겁게 달릴때만 러너스 하이를 느낄수 있다.
그렇다면 녹음된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실내에서 트레드밀을 달리면 어떨까? 실험결과 그런 경우도 전혀 러너스 하이를 느낄수 없었다고 한다. 학자들은 일단 실내에서 달릴경우 단조로움 때문에 자신에 빠져들기 때문에 러너스 하이를 느낄 겨를이 없다고 분석한다.
운동을 하면 누구나 컨디션이 좋아진다. 그렇다고 그런 기분좋은 상태가 반드시 러너스 하이는 아닌 것이다. “최적 컨디션”과 “러너스하이”는 엄연히 다르다. 황영조 감독은 “1등으로 골인했을때는 가슴이 터질것 같은 희열로 가득 찬다. 정신적인 기쁨이 크고 오래오래 간다. 잠깐 왔다 가는 러너스 하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달리기는 인간의 꿈이요 , 본능이다. 하지만 러너스 하이는 어디까지나 그과정에서 나타나는 한 부분일 뿐이다. 자칫 거기에 빠져들다가는 중독이 된다. 마라톤은 어디까지나 완주가 목적이다. 몸에 와 닿는 산들바람, 길가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 천천히 즐기면서 신나게 달리다 보면 자연히 러너스하이가 온다
”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사람은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