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두번째 파산위기

계속되는 감독 교체와 헨리 데이비스 구단주의 사망

바슨과 스튜어드의 철벽 수비에 힘입어 1부 리그에 복귀한 맨유는 1926년부터 1927년 사이에 두 차례 감독이 바뀌며 3년 사이에 3명의 감독이 팀을 이끄는 복잡한 상황에 빠져들었다.

그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맨유의 1부 리그 승격을 이끌었던 존 채프먼 감독이 1926년 돌연 축구협회로부터 감독 자격정지를 당한 일이었다.

그 사유가 무엇이었는지는 지금 까지도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채프먼 감독의 뒤를 이으며 맨유 역사상 최초의 선수겸 감독이 됐던 클래런스 힐디치 감독은 잠시 팀을 이끌었지만 신통치 못한 지도력을 보여주었고, 결국 1927년 4월에 허버트 밤렛 감독이 부임하여 그 후로 4년동안 맨유를 이끌었다.

밤렛 감독은 과거에 맨유의 경기를 주심으로 관장한 경험이 있는 주심 출신 감독이라는 특이한 경력을 가진 감독 이었다.

이 시기에 맨유에 불어닥친 악재는 감독의 잦은 교체만이 아니었다.  파산 직전이었던 뉴튼히스를 구제했고 현재까지 전해지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라는 새 이름을 정했으며 팀에 올드 트래포드라는 잉글랜드 최대 규모의 경기장을 선물한 데이비스 구단주가 1927년에 지병으로 사망한 것이었다.

그의 사망은 곧바로 1부리그와 2부리그를 오가며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던 맨유에 재정난이라는 또 다른 무거운 짐으로 이어지게 된다.

데이비스 구단주의 사망과 잦은 감독 교체로 혼란스러웠던 1920년대 후반의 맨유는 1928년에 바슨이 맨유를 떠나 왓포드에 입단하면서 더욱 불안한 모습으로 1920년대를 마무리하게 된다.

1920년대 말의 부진과 우려는 1930/1931 시즌에 곧바로 현실이 되었다.

맨유는 허더스필드에 당한 0-6 패배를 포함해 구단 역사상 최악인 12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결국 시즌 맨유는 42경기에서 1154골을 실점하고 27패를 당하며 리그 최하위로 다시 한 번 강등을 당하게 된다.

팬들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반복하는 팀에 팬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홈경기를 보이콧하고 나섰고 2부 리그에서 맞은 1931/1932 시즌 첫 경기에 경기장을 찾은 맨유팬은 3,507명에불과했다.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데이비스 구단주가 1927년 사망했고 팀의 부진으로 갈수록 경기장에 방문하는 팬이 줄어드는 맨유에게 재정난은 불가피한 결과였다.

맨유 강등의 가장 근 비판을 받았던 허버트 밤렛 감독이 퇴임 했을때 맨유는 새 전임 감독을 구할 돈조차 없어 팀의 비서관이었던 윌터 크릭머가 전임 감독의 역할까지 맡아야만 했다.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맨유에는 선수들에게 지급할 수 있는 주급조차 없었다. 데이비스 구단주의 도움으로 피해갈 수 있었던 파산위기가 또 닥쳐온 것이다.

그리고 그 절망적인 순간 또 한 명의 구원자가 나타났다.

맨유의 두 번째 구원자 제임스 깁슨 구단주

“맨유 팬들은 제임스 깁슨 전 구단주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 비록 대부분의 팬들은 그를 알지도 못하지만 ”

1931년 12월 맨유는 언제 파산을 선고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 맨유의 비서관이자 감독이었던 윌터 크릭머는 맨유를 파산위기에서 구제한 것뿐만 아니라 맨유가 마침내 현대에 이르러 명문이라는 칭호에 걸맞은 팀으로 성장하는 큰 발판을 마련해준 남자를 만나게 된다.  제임스 깁슨 구단주 였다.

맨체스터에서 유니폼제조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깁슨 구단주는 사실 축구보다 럭비와 크리켓을 좋아하는 사업가 였다. 그런 그가 처음에 맨유를 돕기로 했던 동기는 단순했다.

맨체스터를 연고로 하는 프로구단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크릭머와 만난 직후에 사비를 투자하며 맨유의 급한 불을 꺼 주었다.

당시 맨유를 이끌던 이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들에게 사임할 것을 요구하며 자신이 1932년 1월까지 구단의 비용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던 깁슨 구단주는 1월 19일 맨유의 새 구단주로 취임하며 단번에 구단의 모든 채무를 청산했다.

파산직전에 놓였던 맨유가 깁슨 구단주를 만난 지 불과 2개월 만에 회생한 것이다. 무료스포츠중계를 보는 것에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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